장애인 지하철 탑승시위를 보며, '장애인도 지하철을 타고 싶습니다'
"장애인도 서울 시민입니다!
장애인도 지하철을 타고 싶습니다!"
오늘 출근시간에 광화문역에 멈췄는데 경찰들이 스크린도어 앞을 막아서고 있고, 휠체어에 의지한 장애인들은 국화꽃을 지하철 안으로 던지며 절규하듯 이렇게 외치고 있더군요.
이전에도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역에서의 대중교통 탑승시위가 있었지만, 오늘은 그들의 절규하는 소리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안타까운 마음에 가슴을 먹먹해졌습니다.
어제는 마침 장애인의 날이었고, 장애인단체는 1박 2일 노숙 시위를 벌였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좀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에 시설투자를 하고, 장애인들은 출근시간에 왜 시민을 볼모로 지하철 운행을 방해하는지 장애인 지하철 탑승시위에 대해서 지극히 개인적으로 소극적으로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전장연이 왜 불편한 몸을 이끌고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또다시 지하철 탑승시위를 해야만 하는지, 오늘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생각해 보았습니다.
장애인들의 지하철 탑승시위는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의 엘리베이터 설치, 저상버스 도입 등 장애인 이동권 관련 예산이 삭감되면서 촉발되었습니다.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내용은 수도권 지하철 등에서의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고 이동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으로 장애인 권리예산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장연은 올해 장애인 권리 예산을 전년보다 1조3044억원 늘리라고 요구했으나,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합의한 증액 예산은 전장연 요구안의 절반 수준인 6653억 900만원이었다고 합니다.
전장연은 정부에 이것만이라도 통과시켜달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전장연이 요구한 증액 예산 중 106억8400만원(고용노동부 장애인 고용관리 지원 사업)만 반영했습니다.
전장연 요구안의 0.8%에 불과한데, 예산을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가 상임위의 합의안마저 수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시위는 서울시에서는 불법시위라는 입장이고, 전장연은 지하철을 정당하게 탑승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지난 1월에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을 상대로 6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제기한 상태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초기에는 대화를 하며 해결 의지를 보였지만,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서 지하철 탑승시위는 불법행위로 이를 엄단하겠다는 강경대응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황인데요.
무관용이라는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대화와 탑승시위를 번갈아가며 재개하면서 이번 장애인의 날을 맞아 다시 지하철 탑승시위를 전날엔 삼각지역과 명동역, 여의도역에서, 오늘은 회현역과 광화문역에서 재개한 것입니다.
이틀 간의 지하철 탑승시위가 끝나면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전장연은 장애인 예산 증액이 아니라 예산증액을 위한 실질적인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강경대응으로 일관하며 대화를 기피하고 있는 상태죠.
그동안 전장연은 대중교통 탑승 시위를 하면서 지하철 점거, 고의 지연, 폭력과 시설물 훼손 행위를 했다는 기사도 있는데, 비장애인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고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시위가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말이 쉽지 시민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선 이런 방법이 어쩔 수 없다는 생가도 드네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책임있는 자세를 가지고 강경대응만 하지 말고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는 대화에 나서야 합니다.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양측의 감정만 고조되고 더 큰 사단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장애인들의 대중교통 탑승에 대한 편의는 당연히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기반시설 예산을 조금 줄여서라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줬으면 좋겠네요.
아울러 비장애인으로서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어서 장애인들의 대중교통 이용에 대한 불편은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저 자신부터 반성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적극적인 대화의지를 가지고 서로가 만족스럽지 못하는 차선책이라도 결론을 내어 원만하게 해결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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